향촌흑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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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광석 대표 30년 인터뷰

    박광석 대표 30년 인터뷰

    천안 유량동 406-119. 향촌흑염소 유량동본점은 30년 동안 자리를 옮긴 적이 없습니다. 같은 주소, 같은 가마솥, 같은 손. 박광석 대표를 만나 30년의 시간을 들었습니다.

    Q. 30년 전 처음 시작하실 때 어떠셨나요?

    “1996년이었어요. 그때 천안에는 흑염소 전문점이라는 게 없었습니다. 한약방에서 약재를 사다가 집에서 끓이거나, 시장에서 부위별로 사 가는 정도였죠. 저는 약방에서 처방받은 약재 비율을 손님이 따로 챙기지 않아도 되도록 한 그릇 안에 다 담는 가게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Q. 30년 동안 가게를 한 자리에서 운영하신 이유는요?

    “보양식은 단골 장사거든요. 한 번 드시고 끝이 아니라, 몸이 안 좋을 때 다시 찾아오는 자리예요. 그분들이 길을 헤매지 않도록 자리를 안 옮긴 겁니다. 사실 큰 길가로 옮겨오라는 권유도 많이 받았는데, 단골손님 한 분 한 분이 길을 외워두신 자리를 바꾸는 게 더 큰 손해라고 생각했어요.”

    “같은 자리, 같은 손, 같은 약선. 이 세 가지가 30년 동안 흔들리지 않은 본점의 약속입니다.”

    Q. 약선 처방의 비율은 어떻게 만드셨나요?

    “30년이 그 비율을 만들어 줬어요. 처음 10년은 한약방에서 받은 처방을 그대로 따랐고, 그다음 10년은 손님 반응을 보며 조금씩 줄이고 늘렸어요. 마지막 10년은 그 비율을 흔들지 않고 지켜왔습니다. 약재는 시기별로 산지가 바뀌어요. 같은 황기라도 올해 강원도산이 다음 해엔 충남산이 됩니다. 그 차이를 손님이 못 느끼게 비율을 조정하는 게 제 일이에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다면?

    “산모 단골이 한 분 계세요. 첫째 출산하고 처음 오셨는데, 셋째까지 다 회복식을 우리 집에서 해 가셨어요. 이제 그 첫째가 결혼해서 손녀 산후조리를 우리 집에서 또 하시더라고요. 30년 동안 한 가족이 세 세대를 우리 약선 흑염소와 함께한 거예요. 그런 손님이 있어서 자리를 못 옮깁니다.”

    Q. 본점만의 약속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같은 약재 비율 — 30년 동안 11가지 비율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 24시간 고는 시간 — 압력솥·단축 조리법을 절대 쓰지 않습니다
    • 한국 재래종 흑염소만 사용 — 도입종은 한 번도 쓴 적이 없습니다
    • 같은 자리 — 1996년 이후 한 번도 옮기지 않았고, 옮길 계획도 없습니다

    Q. 앞으로의 본점은 어떤 모습이길 바라세요?

    “제가 일선에서 물러나도 같은 약속이 지켜지는 자리. 그게 다입니다. 본점이라는 이름은 단순히 1호점이라는 뜻이 아니라, 본질을 지키는 자리라는 약속이에요. 30년 동안 그 본질을 안 흔들리게 지킨 것이 제가 한 일의 전부입니다.”

    30년 본점, 다음 30년

    박광석 대표의 인터뷰 내내 가장 자주 등장한 단어는 ‘같은’이었습니다. 같은 자리, 같은 약재 비율, 같은 시간, 같은 손. 향촌흑염소 유량동본점은 그 ‘같음’으로 30년을 쌓았고, 같은 약속으로 다음 30년을 준비합니다.